자원봉사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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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베르너 사세 Werner Sasse - 고스톱 치시는 아주머니 수묵화


작성자 Bianca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4-08-28 21:05

from 고스톱 pinterest​​한 때, 아주 잠깐 영화판에 꼽사리로 들어간 적이 있었다. 영화판이라고 하니 어쩐지 너무 구시대적인 단어같지만 그 말 밖에는 떠오르는 말이 없어서 그냥 쓴다. K 모방송국에서 스크립터를 하다가 프로그램이 종영되는 바람에 붕 떠있던 시기였다. 그냥 아무데나 이력서를 내보는 중에 시나리오 작가를 찾는 영화사가 있었다. 딱히 영화에 흥미가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냈다. 어라, 그런데 영화사에서 고스톱 연락이 왔다. 대표분이 내 자기소개서를 매우 마음에 들어하셨던 모양. 그래서 일종의 계약직처럼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하는 모양새가 아닌, 오피스텔에서 합숙을 하며 시나리오를 쓰는 방식으로 한다고 했다. 당시 아마도 이십대 중반 정도의 나이였던 나는 그 방식이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탐탁하게 느껴졌었다. 이거 왠지 신나는 걸~ 이런 건 처음이야~ 하는 마음으로 룰루랄라 짐을 싸들고 고스톱 영화사에서 제공해주는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합숙을 시작했다. 나 외에 다른 두 명의 동료들과 함께였다. 한분은 시나리오 작가로 막 데뷔하신 분이었고, 또 한명은 나와 비슷하게 발굴된 분이라고 할까. 그분은 전공마저 연극영화과인가 문예창작과인가 둘 중 하나였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공포영화 시놉시스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이미 시나리오 작가라 불려도 좋을 법한 그 선배분이 나와 다른 한명을 트레이닝 고스톱 시켜서 둘 중 한명을 보조작가로 선발하는, 나름 경쟁구도였다. 그러나 우리는 사실상 경쟁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척하면 척, 잘 통했고 찰떡같이 죽이 맞았다. 식사는 배달음식이나 근처 식당에 찾아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밥을 먹고 나면 카페에 가서 노닥거렸다. ​​일체의 비용은 영화사에서 제공해주었다. 오피스텔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만들어먹기도 했는데 셋 중 하나가 요리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늘 음식을 고스톱 만들어주곤 해서 나로선 뭘 만들어본 기억이 없다. (냠냠 맛있게 먹은 기억 뿐) 설거지 담당은 무려 ‘고스톱’으로 정했는데 아, 나는 부끄럽지만 나름 고스톱의 조기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 가히 고스톱의 영재라고 해도 무방한 자였다. 숨어있는 고수라고나 할까. 따라서 설거지 역시도 해본 적이 없다. 두 사람은 나에게 (고스톱에서만은) 전혀 게임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 둘은 고스톱 치는 걸 고스톱 또 너무 좋아해서 뭐 어쩔 수 없이 나는 계속 이기고, 설거지는 항상 그 두 사람 중 한명이 하는 구도가 굳혀졌다. ​​여기에 더하여 셋 중 한명은 청소매니아였다. 내가 청소도구를 미처 손에 들어볼 새도 없이 오피스텔 내부는 그 친구 덕에 항상 반짝반짝했다. 그 친구의 전문분야는 욕실과 화장실. 따라서 가장 때타기 쉬운 욕실도 화장실도 늘 새하얗게 반짝거렸다. 한번은 고스톱 약간 때가 타있던 내 개인용 머리빗이 마치 새것처럼 깨끗해져 있어 깜짝 놀라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조용히 다가와 말하는 것이었다. 자기가 깨끗하게 닦았다고, 말도 없이 닦아서 미안한데 자기는 그런게 취미라고. (허걱) 부끄러웠지만 그 친구의 마법같은 손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우리가 매일 해야했던 주요임무는 세계 각국의 공포영화란 공포영화는 모조리 다 봐야 하는 것이었다. 그 시기 고스톱 나는 세상에 나온 인기있는 공포영화는 다 봤으며 그때 이후로 공포영화를 본 적은 거의 없다. 당시 우리가 봤던 공포영화는 이런 것들이었다.​​( 내용이 너무 길어져 내일로 넘깁니다. 오랜만에 추억을 돌아보니 새록새록 즐거운 기억에 계속 미소를 짓게 되네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 :) )​(1편에 이어) 당시 조금 괴롭긴 했지만 수많은 공포영화들 중 재미있게 봤던 영화는 이런 것들이었다. <...​해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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